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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 [오수]

오수는 사 씨를 바라봤다. 사 씨는 오수의 앞에서 무릎 꿇고 답지 않게 감정을 보이고 있었다. 오수의 표정에는 당혹감과 동시에 확신이 담겼다. 자신을 붙잡고 애원하는 사 씨에게 뭐라고 말했더라. 괜찮아요. 오수는 맑게 웃었다. 그 티끌 없는 웃음에는 확신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결정에 어떤 후회도 없었다. 당신은 인간의 편이 아니잖아요.

오수의 손짓에 군사들이 사 씨를 끌어 내렸다. 끌려 나가는 사 씨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오수는 그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 왕만 들어갈 수 있는 서재로 향했다. 오수의 뒤로 궁인들이 따라 붙었으나 오수는 다 물리고 호위만 남게 했다. 내가 죽거든 말이다. 오수의 말에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오수는 가우리의 모든 역사와 용의 정보가 담겼다 해도 과언이 아닌 책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훑었다. 어쩐지 씁쓸한 왕의 표정에 호위가 안색을 살폈으나 오수는 고개를 내젓는다.

 

“이 모든 서적을 내 무덤에 넣거라.”

 

무덤이라니요? 왕의 무덤이라니. 호위가 놀란 눈을 했지만 오수는 담담했다. 그렇게 알아두라는 말과 함께. 이 책들이 가우리에서 마지막 용의 기록이 될 것이다.

스토리텔러: 안정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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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우리 프로젝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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