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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폐쇄]

“수도의 문을 잠가라.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수도 안에 들어올 수 없게 해.”

 

천의 명령이 넓은 대전을 울렸다. 검게 깔린 천의 화를 느낀 신하들이 몸을 움츠렸다. 붉은 왕이 온다. 새 세상을 열러 온다. 수도만이 아니라 가우리 전체를 휩쓴 소문이었다. 아니, 그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대전 안에서조차 붉은 왕이 수도로 오기를, 새 세상을 열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었다.

 

천의 명령은 수도에서 물자를 공급받아 살아가는 수도 밖의 모든 이들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 수도 밖 백성들의 환경은 수도의 물자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할 만큼 열악했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감히 천의 심기를 거스르는 자도 없었다. 신하들은 깊이 허리를 숙여 명령에 대한 예를 표했다.

스토리텔러: 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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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우리 프로젝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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