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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섬]

“죽여주십시오.”

 

무윤이 고개를 떨궜다. 주천의 아래턱에 힘이 들어갔다. 무윤은 주천의 가장 믿음직한 칼이었고 흙바닥을 함께 구른 벗이며 스승이었으나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주천이 옥좌를 내리치는 소리가 대전을 울렸다. 이대로 왕의 형형한 기세를 받아내느니 차라리 목을 잘리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주홍이 유배된 꼬리 파편 섬을 태운 것은 무윤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 공주를 죽이는 것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배를 타고 섬 밖으로 도망치는 공주를 놓치기까지 했다.

 

“은해.”

 

짓씹는 듯한 목소리가 주천의 잇새로 흘러나왔다. 주천의 뒤에서 부복하고 있던 은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꼬리 파편 섬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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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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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우리 프로젝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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