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은해 [잿더미]
무윤 장군은 꽤나 난폭하게 섬을 불태운 듯했다. 재로 뒤덮인 섬을 돌아다니는 중에 발에 채인 것은 타다 남은 건물의 잔해와 널브러져있는 시체 몇 구뿐이었다. 천이 섬의 모습을 직접 봤다면 장군의 목은 그 즉시 잘려나갔으리라-. 잿더미 속에는 희미한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어딘가 익숙한 여의주의 힘과 나와는 다른 이무기의 기운. 궁에 다다라서야 나는 그 여의주의 힘이 선왕의 무덤에서 나오는 것과 같음을 깨달았다.
보고를 듣던 천은 무덤 이야기를 꺼내자 간신히 유지하던 이성을 잃었다. 그는 곧바로 군사 몇을 데리고 묘지로 향했다. 나는 여의주의 힘이 흘러나오는 곳을 찾아냈다. 나우왕의 무덤이었다. 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군사들에게 명령했다.
“파헤쳐.”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