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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 [배신의 파편]
왜 나를 배신했지, 오수?
해우는 오랜 궁금증을 꺼낸다. 무릎이 꿇린 채로 바닥에 고개를 처박은 모습은 영락없는 죄인의 모습이다. 붉은 눈에서 피눈물 같은 물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왜? 사 씨는 어느 순간부터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없다. 계화도 침묵을 유지했다. 때때로 계화가 말하기를, 침묵하소서. 용이 해우님을 도울 것입니다. 버티소서. 어지럽다. 고개를 들어 올리면 오수가 해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수는 울고 있었다. 왜? 왜 네가 울고 있어? 오수가 심판을 내리는 영웅의 표정으로, 선포한다.
“죽여라.”
오수가 그대로 몸 돌려 빠져나간다. 칼날에 반사된 햇빛에 해우는 눈을 감는다. 이대로 뒈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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