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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결심]
학자들이 모여 산다는 섬, 용오름.
해우는 익숙하게 용오름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홍은 묘한 기시감을 느꼈지만 ‘오래 살아 길눈이 밝다’는 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더 복잡한 고민이 있었던 탓이었다.
용오름에 가까워질수록 파도 소리가 거세졌다. 홍의 머릿속은 그보다 더 거칠게 요동쳤다. 주천은 평생 자신을 쫓을 것이다. 어머니를 죽이고, 섬사람들을 죽였듯이. 홍이 죽는 순간까지 주천의 그림자가 따라붙을 것이다. 살아남으세요. 흐릿한 기억이 홍의 머릿속을 울렸다. 홍은 죽을 수 없었다. 살아남아야 했다.
“해우.”
앞서 걷던 해우가 홍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홍은 깊이 숨을 내쉬었다.
“왕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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