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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정화]
독을 가득 품은 온천은 탁하다 못해 검은 빛을 띄었다. 수증기를 타고 올라오는 독기는 자칫하면 생명을 앗아갈 듯 위협적이었다. 학자들은 먼 발치에 서서 온천에 다가서는 홍을 바라보았다.
한
발
또
한
발
내딛어진 걸음은 온천에 닿았고 그와 함께 투명한 물결이 일렁였다. 홍이 몸을 담그자 거대해진 파동은 온천의 끝자락까지 퍼졌다. 곧 검은 빛이 잦아들며 공중으로 흩어지던 독기도 사그라들었다. 홍은 맑아진 온천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젖은 옷 너머로 살갗이 비춰보였다. 학자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곧이어 누군가의 외침이 용오름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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