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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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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자의 도움으로 들어간 섬에서 얻은 것은 경계의 눈초리와 문전박대뿐이었다. 이장은 수배령이 내려진 사람을 섬에 들일 수는 없다며 초대장을 구겨버렸다. 홍은 잠시만이라도 머무르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다른 학자들도 낯선 이의 방문이 달갑지는 않은 눈치였다. 이장의 집을 쫓겨나듯 나온 홍은 고민에 잠겼다. 만일 이들의 신뢰를 얻을 수만 있다면-. 탁한 빛의 냇물이 잔잔히 흘렀다. 그때 해우가 홍의 등을 밀어 냇가에 빠뜨렸다. 홍은 가까스로 균형을 잡고 섰지만 흠뻑 젖은 다리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해우는 따지고 드는 홍을 무시하고 냇물을 보며 씨익 웃더니 지나가는 학자 한 명을 불러세웠다.

 

“이봐, 이장에게 전해. 좋은 거래가 생각났으니 온천으로 오라고.”

스토리텔러: 고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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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우리 프로젝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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