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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의심]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이무기라니. 이무기가 둘이나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하필이면 주홍이 있던 섬에. 무윤의 말에 따르면 주홍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통째로 타고, 무윤이 그 바다 한복판에서 버티고 있는데 그조차 따돌리고 유유히 도망쳤다. 일행을 둘이나 데리고. 무윤은 그것을 바로 보고하지 않았다. 절벽 아래로 떨어졌으니 죽었으리라고 굳게 믿었다 했다. 붉은 왕이 온다는 헛소문이 돌 때까지. 이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천의 안에서 의심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무윤은 여전히 가장 믿을 수 있는 천의 검이었다. 그가 천을 배신했을 리가 없었다.
“은해. 전국에 수배령을 내려라. 왕족을 사칭하는 범죄자를 내 앞에 데려와. 그리고….”
은해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천의 입술이 소리 없이 열렸다가 닫히기를 반복했다. 은해는 그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무윤을 감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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