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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포위]

홍은 요동치는 심장을 부여잡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왕은 자신의 누이동생을 살기 어린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10여년 전, 피로 흥건했던 그 날의 눈과 같았다. 그의 입이 작은 호를 그렸다. 항구에 있던 군사들은 일제히 움직이며 포위망을 좁혔다. 하늘을 수놓은 풍등은 그들의 시야를 밝히기에 충분했다. 해우는 홍을 잡아 끌며 인파 속을 헤맸다. 그 어디에도 도망칠 구석은 보이지 않았다. 해우는 빈틈을 찾기 위해 잠시 멈춰섰고 홍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해우가 놀라며 홍을 일으켜세우자 인파 속에서 뻗어나온 손이 홍의 손목을 붙잡았다.

 

“찾았다!”

스토리텔러: 고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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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우리 프로젝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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