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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해 [기억]

호수에서 건져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년은 정신을 차렸다. 두어 번의 기침과 한 차례의 심호흡. 그것으로 그는 평온을 찾았다. 물에 빠져 죽어가던 사람이라고 하기엔 강한 위화감이 들었다. 소년은 나를 한 번 보고는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그곳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시선은 다시 내게로 꽂혔다. 눈동자엔 낯선 생명체에 대한 경계가 가득했다. 나는 경계심을 풀기 위해 인간의 형체로 모습을 변화시켰다. 소년은 놀란 듯 내게서 조금씩 떨어졌다.

 

“너는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나는 소년의 질문에 이무기라고 답했고 그가 나의 주인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소년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었다. 호수에 빠진 것이 이무기를 탄생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테니. 그 때 먼 발치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을 찾고 있는 듯했다. 그는 나의 존재를 감추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는지, 내게 숨으라고 손짓하며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했다. 나는 멀어져가는 그에게 이름을 물었다.

 

“천이다. 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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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내가 가진 가장 처음의 기억이다.

스토리텔러: 고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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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우리 프로젝트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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